[블록체인과 UX] 1편. UX란?

종종 블록체인 관련 글에는 "UX가 문제" 또는 "UX 개선을 통한 Mass Adoption" 등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UX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아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아, 짧게나마 UX에 대한 글을 틈틈히 써보려고 합니다.

UX란 무엇일까?

시스템의 최종적인 목표는 무엇일까요? 다양하게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다음과 같이 정의해볼 수 있습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해 작업을 수행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때 그들에게 최적의 경험(Optimal Experience)을 제공하는 것.

과연 그렇다면 경험이란 무엇이고, 이를 어떤 식으로 살펴볼 수 있을까요?

UI와 UX 구분

우선 UI와 UX에 대해 먼저 간단한 구분부터 하고 시작하겠습니다.

  • UI는 User Interface의 약자로 사용자가 접하는 인터페이스, 즉 사용자가 상호작용하는 최종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눈으로 보이는 "외관"으로 해석하면 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UX는 User Experience의 약자로 직역하면 사용자 경험입니다. 사용자가 시스템(UI 상에서)과 상호작용하며 축적되는 지식과 감정을 총체적으로 포함합니다.

UI를 통해 인터랙션을 유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UX를 개선할 수 있기에 UI/UX를 붙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긴 합니다. 하지만 엄연하게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점 잊지마세요.

UX의 다양한 관점

UX의 특징

UX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출처: 인벤

첫 번째는 주관성(Subjectivity)입니다. 사용자마다 전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미 인터넷이 빠른 한국에서는 이더리움의 TPS가 느려 답답할 수 있습니다. 다만 네트워크 및 송금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라면 이러한 시스템은 혁신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맥락에 영향(Contextuality)을 받습니다. 경험은 서비스의 특성만이 아닌 상호작용 시점과 환경 등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기능만이 아니라 TPO(Time, Place, Occasion)까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산 관리 측면에서 갑작스럽게 DEX를 사용하고 싶은데 모바일 환경이 어렵다면?" 같은 고민을 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총체적(Holistic)인 경험입니다. 경험이라는 특정 시점에 특정 개인이 느끼는 감정과 지식의 총체적인 합입니다. 그렇기에 UX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관점으로 분리해서 볼 수 있습니다.

  • 맥락과 상황(Context): 문제 및 사용 상황이 발생하는 경위
  • 인지(Cognitive): 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
  • 감각과 감성(Emotion): 감각과 심리적 변화
  • 사용자 행위(Behavior):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행동 측면

UX의 3요소

UX를 구성하는 요소를 나누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 유용성(Usefulness): 시스템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일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가?
  • 사용성(Usability): 시스템을 사용하는 과정이 효율적인가?
  • 감성(Affect): 시스템을 사용하며 적절한 느낌을 받았는가?

UX 피라미드

UX Pyramid. 중요도의 우열은 아님 출처

UX 계층(layer)를 구분하기도 합니다. 각 계층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면 달성 단계에서 인지적인 측면과 과정적인 측면으로 바라보시면 됩니다. 각 계층은 다음과 같습니다.

  • 유용성(Useful): 사용자는 서비스를 통해 하는 일을 효과적으로 달성해야 한다.
  • 신뢰성(Reliable): 사용자가 서비스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 사용성(Usable): 사용이 쉬워야 한다.
  • 편의성(Convenient): 사용자의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어야 한다.
  • 감성(Pleasurable): 더 매력적이고 재밌는 제품
  • 의미성(Meaningful): 사용자의 삶에서 의미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위 관점에서 본다면 블록체인 기술은 유용성, 신뢰성 측면은 일부 달성하고 있으며, 의미성 영역에 많은 사용자가 공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시스템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사용성 및 편의성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사용하기 불편한 건 알겠는데, 사용성이란 무엇일까요? 다음 글에서 이에 대해 더 자세하게 다뤄보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번 글에서는 기초적인 UX 관점들을 소개해보았습니다. 큰 틀에 대해 간략한 내용만 작성하였기에 틈틈히 세부적인 내용을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블록체인의 성공 여부가 UX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과연 PC통신을 사용할 때 UX가 문제였을까요? MP3를 소리바다에서 다운받고 아이리버 MP3 플레이어를 사용할 때 UX가 문제여서 사용하지 않았나요?

UX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유입을 기대할 수 있으며, 재사용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수요와 콘텐츠입니다. 물론 블록체인 기술과 UX를 통해 숨겨진 수요를 발견할 수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Web3는 현재 "삶"이란 경험에서 결핍된 무언가를 채우기 위한 세상의 수요이자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좋은 세상, 더 나은 UX를 위해 힘쓰는 많은 혁신가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