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민트(free-to-mint)에 대하여
포스팅을 작성하는 시점(2022.07)에서 NFT 발행의 트렌드 중 하나는 프리민트(free-to-mint)입니다. 프리민트란 일부 가상화폐(보통 eth)를 제공하여 NFT를 발행받는 형식이 아닌, 가스비만 제공하고 NFT를 구매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완전한 무료는 아니지만 매우 적은 비용으로 NFT를 구매하게 됩니다.
왜 기존 높은 가격으로 민팅하던 NFT 시장에서 프리민트 트렌드가 생기게 되었을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프리민트 NFT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프리민트의 시작
시작은 크립토펑크?
프리민트의 시작은 어디서부터 일까요? 일부는 후에 언급할 고블린타운(goblintown.wtf)부터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프리민트의 시작은 크립토펑크(CryptoPunks)입니다. 2017년 크립토펑크는 10,000개의 NFT를 발행하고, 이중 9,000개를 무료로 사람들에게 보내졌습니다.
물론 크립토펑크는 PFP NFT, 10k 메타, 픽셀 이미지 등 다양한 트렌드를 만들었지만, 지금의 프리민트 트렌드 시작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 특정 대상이 원해서 구매한 것이 아닌 무작위 대상에게 제공
- 커뮤니티나 홀더의 활동을 통한 성장이 아닌, 최초의 PFP 키워드에 맞춰진 성장
그렇다면 진정한 현재 프리민트의 트렌드 시작은 무엇일까요?
진정한 시작은 LOOT
저는 첫 시작은 2021년 8월 돔 호프만이 발행한 LOOT라는 NFT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NFT는 아래에서 볼 수 있듯 검은색 배경에 보호구, 의상, 무기 등 게임 아이템으로 추정되는 8개의 단어가 적혀있습니다.
이미지도 없으며, 가격도 무료로 발행된 이 NFT는 미완성이 제공하는 창의력과 함께 많은 파급효과를 가져왔습니다.
- 홀더의 자발적인 아트워크
- 특정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 홀더 간 소규모 모임
- 특정 아이템의 시세 등을 측정하는 트래킹툴과 시각화 툴
- 기존 텍스트 기반 새로운 NFT (적힌 아이템 기반 분해 및 합성)
- 자체적인 영토 생성과 스토리텔링
프리민트로 시작한 LOOT는 커뮤니티가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보여주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또한 LOOT는 이런 커뮤니티의 힘으로 엄청난 가격 상승까지 보여주었습니다.
고블린이 시장에 던진 파장
지난 5월 크립토 하락장과 함께 NFT 거래량도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그리고 이전이라면 믿고 거를 것만 같은 프리민트 NFT가 하락장에 등장했습니다. 바로 지난 5월 19일에 출시된 고블린타운(goblintown.wtf, 이하 고블린)입니다. 기존 NFT의 초기 흥행은 다음과 같은 요인을 이야기하고는 합니다.
- 유명 IP 또는 유명 기업
- 제작팀(작가, 개발진,운영진)
- 유틸리티와 로드맵
- 메인넷 내러티브
- (이후) 커뮤니티
하지만 고블린은 달랐습니다. 우선 초기에 고블린은 제작팀에 대한 정보가 비공개되어 있었으며, 심지어 로드맵, 유틸리티, 디스코드 채널도 없었습니다. 다음은 고블린 소개 페이지입니다.
추가로 고블린의 Opensea 소개 내용입니다.
“AAAAAAAUUUUUGGGHHHHH gobblins goblinns GOBLINNNNNNNNns wekm ta goblintown yoo sniksnakr DEJEN RATS oooooh rats are yummmz dis a NEFTEEE O GOBBLINGS on da BLOKCHIN wat?”
공식 홈페이지 이름이 goblintown.wtf인 것부터 시작하여 아트 전반적으로 컨셉이 명확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략적으로만 보면 대충 그린 못생긴 캐릭터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웹사이트 애니메이션 등을 보면 짜임세가 매우 잘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트위터 스페이스를 통해 고블린 소리를 내는 등 다양한 밈 스러운 활동을 진행했으며, 커뮤니티 자발적 바이럴을 통하여 NFT 생태계에서 유명해졌습니다. 고블린은 최저가가 8 eth까지 상승하며 엄청난 흥행을 보여주었습니다. (현재 약 3 eth) 고블린 이후에는 Goblin Grlz, hobotown, baby golinz, Dwarftown, zombiestown 등 유사 NFT 프로젝트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We Are All Going to Die 등의 프리민트 NFT가 등장하기 시작하며 대-프리민트 시장이 열렸습니다.
⚔️프리민트의 전략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프리민트 프로젝트 팀의 수익 창출 전략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아래의 개수와 비율은 예시입니다.
- 10,000개 규모의 NFT를 발행합니다. 해당 NFT를 만들기 위해 일정의 비용이 든다.
- 이 중 9, 000개는 프리민트를 진행한다.
- 남은 1,000개는 팀 물량으로 홀딩한다.
- 이후 9,000개가 소진되고, 2차 시장에서 일정 금액 이상의 가격대가 형성되면 팀 물량을 일부 판매한다. 이를 통해 마진을 남긴다.
- 이후에는 2차 시장에서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creator fee)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위 과정은 일부 합리적으로 보이나 다음과 같은 가정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 프리민트로 발행하는 9,000개가 완판되어야 하며, 2차 시장 거래가 일어나야 한다.
- 수수료를 제외하면
개별 발행 비용 * 10 < 최종 판매 가격
이 성립해야 수익을 얻는다. - 팀 물량을 제외하고 수수료(5%)로 기존 예상 가격만큼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추가 20번의 거래를 기대해야 한다. 만약 수수료를 2.5%로 잡는다면 40번의 거래를 기대해야 한다.
즉, 팀 입장에서 프리민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거래량에 대한 전략이 분명해야 합니다. 크게는 (1) 개별 발행 비용을 위한 가스비 트랙킹 (2) 팀 홀딩 물량 산정 (3) 완판을 위한 바이럴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일부 아티스트의 경우 수익 창출이 목표가 아니기에 다른 이유로 프리민트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just for fun?)
📈왜 프리민트인가?
프로젝트 입장에서 프리민트는 금전적 리스크는 있으나 좋은 홍보 전략입니다. 무료 또는 낮은 가격으로 민팅되었던 블루칩 NFT의 성장을 본 소비자들은 FOMOA(Fear of missing out again)가 여전히 존재하며 이로 인해 인기있는 전략임은 분명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프리민트는 소량의 가스비 등 적은 부담으로 NFT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장 관점에서도 프리민트는 NFT의 적정 가격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금 더 본질적으로 생각해봅시다. 왜 이런 트렌드가 생겨났을까요? 저는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베어마켓 새로운 전략: 하락장과 함께 NFT을 매매하는 사용자가 현저하게 줄었습니다. 또한
0.09eth
를0.03eth
로 판매하는 것보다 프리민트를 진행하여 거래량을 늘리는 것이 수익 및 홍보 측면에서 더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온 것으로 예상합니다. - 비슷한 NFT 활동으로 인한 피로 누적 : 한동안 NFT 커뮤니티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프로젝트 차원에서 커뮤니티를 구성하기 위한 노력이 많았습니다. 다만 하락장과 함께 소비자가 유입되지 않으며 비슷한 커뮤니티가 여러 개 구성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특히 국내 IRL(In Real Life, 오프라인 행사)을 보면 대다수 같은 구성원, 비슷한 행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NFT에 대한 기대감이 하락하며, 조금 가벼운 NFT를 찾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 새로운 투자 활동 형태: 이전만큼 NFT는 큰 폭으로 성장하는 경우가 적어졌습니다. NFT를 조사하는 정신적/체력적 소모에 비해 수익 창출이 어려운 현재, 더 가볍고 쉬운 NFT 투자 형태라 생각합니다.
팀이 일부 리스크를 책임지고, 다수의 소비자가 즐길 수 있으며, 금전적 지불을 할 사용자는 일부인 수익 모델은 앞으로 더 표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무담보 대여 프로토콜(ERC-4907: 사용권과 소유권이 분리되어 임대료 지불 후 임대 가능)과 함께 프리민트 NFT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 예상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대다수 프리민트 NFT는 투기성이 짙으니 투자 시에 많은 리스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외
- 프리민트 수합(aggregator) 서비스도 일부 생기고 있습니다. 그래도 대다수 프리민트는 트위터에서 바이럴을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 (당연한 말이지만) 차익 거래를 위해서는 가스비 계산이 필수입니다.
구매 시점 가스비 + 판매 시점 가스비 + 수수료 < 판매 가격
조건을 만족하는 눈치 싸움이 필요합니다. 과한 욕심보다는 빠른 익절을 추천드립니다. - 프리민트용 지갑을 따로 설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민팅 등 과정에서 해킹당해도 되는 지갑을 버너 월렛(burner wallet)이라고 합니다.
- 꼭 프리민트만이 현재 NFT 시장의 정답은 아닙니다. Doodles 등 충분한 인기가 있는 프로젝트의 경우 Bucket 경매를 통해 적절한 가격 형성과 함께 판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최근 보면 여러 텔레그램, 오픈채팅방에서 대량의 프리민트를 찾아 가져오는 일이 많습니다. 프리민트는 구매자 입장에서도 큰 부담 없이 금전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기회임은 분명하지만, 낮은 보안 수준으로 인해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을 수 있습니다. 모든 NFT 및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는 충분한 조사를 통해 진행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