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동료가 되기 위한 성장 가이드
MBTI 맹신론자는 아니지만 저는 꽤 높은 비율의 P입니다. 즉흥적인 업무를 선호하고 계획적인 업무는 여전히 불편합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자 매번 주변 사람에게 많은 장점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스스로 반성하며 개선하고자 정리해보았습니다. 아래 작성한 내용은 정답이 아닌 제가 나아가는 과정에서 도움이 되었고 지향하는 모습을 작성한 것입니다.
0. 일을 잘한다는 것에 대한 기준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기준으로 나뉠 수 있겠지만 크게 2가지라고 생각합니다.
- 하드스킬: 기술의 숙련도 등 지식적인 학습 또는 물리적 연습을 통해 학습 가능
- 소프트스킬: 좋은 커뮤니케이션, 태도 등 함께 일할 때 든든한 동료가 되는 것
물론 커뮤니케이션을 업으로 하는 사람은 소프트스킬이 하드스킬이 될 수도 있겠네요. 본론으로 돌아가면 하드스킬만 좋으면 함께 일하고 싶지 않고, 소프트스킬만 좋으면 실속없는 사람이 됩니다.
저의 행동 원칙은 상대방의 행동 변화에 대해 제기 및 유도할 수는 있으나 기대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평균 20년 이상의 삶의 패턴을 바꾸는 것은 어쩌면 무례한 일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본인이 100점으로 했을 때도 조직이 바뀌지 않으면, 그 때는 나가도 무방합니다. 맞지 않는 옷이 명품이라하여 꾸역꾸역 입을 필요는 없습니다. 아래 글에서 담고 싶었던 제 기준성장의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메타인지: 나는 나 자신을 얼마나 객관화해서 볼 수 있는가? 타인 속의 나는 어떤 존재인가?
- 배려: 역지사지를 통해 타인에게 얼마나 이타적일 수 있는가?
- 논리적 사고와 넓은 시야: 나무가 아닌 숲. 상대방이 수긍할 수 있는 범위의 업무 절차
1. 정보 전달은 명확하게
대부분의 업무는 혼자가 아닌 티키타카를 통해 특정 일을 완수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런 흐름에서 정보 전달의 목적은 하나입니다.
상대방의 다음 행동 요구
비록 상대방의 승인/컨펌/체크라도 결국 일이 완수되지 않는 케이스에 대해 모든 정보 전달은 상대방의 행동을 요구합니다. 행동을 한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결과가 필요합니다.
- 행동의 주체: 역할 분배의 명확성을 신경써야 합니다. 모호하게 "누군가 해주세요"는 결국 떠넘기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 업무 명세: 창의성을 요구하는 업이라면 상대방에게 자유도를 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내역에 대한 명세가 필요합니다. 상대방의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언제든 재현할 수 있게 설명을 전달하는 게 중요합니다. 명세가 어렵다면 소통 주기 등을 조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다만 마이크로매니징이 되버리면 이 또한 피말리는 일이기에 중도를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 결과 전달/보고 방식: 업무 명세의 일부이긴 하나 따로 빼보았습니다. 결과물의 형태("프린트해서"), 결과 보고의 형태("책상에 올려주세요."), 확인하는 장소("올려두시면 제가 확인하고 바로 연락드릴게요") 가 중요합니다. 이메일 등으로 보낼 때, 파일명과 세부 파일 접근 방법까지 간단하게 명세하면 최고입니다.
- 일의 중요도(마감 시기): 모든 사람은 하나의 업무만 하고 있지 않습니다. 급한 정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큰 도움인 경우가 많습니다.
- 마무리에 대한 종지부: 업무가 끝나면 명시적으로 상대방의 역할이 끝났음을 알려줘야 합니다.
반대로 수신하는 입장이라면 위 내용을 눈치 파악으로 빈 부분을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다만 처음에 일하는 입장이면 모르는 것은 물어보며 배워야 합니다.
"이런 일을 제가 담당하면 되나요?"
일을 떠맡고 싶지 않고, 그만한 열정이 없다면? 안하면 됩니다. 저는 그 또한 전략이라고 생각하며, 그게 잘못되었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장기적 성장을 기대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런 질문이 많이하면서 본인의 데이터를 구축하지 않는 것은 상대를 괴롭히는 일입니다. 담당한 업무에 대해서는 분류 기준을 찾아 본인의 업무 선택 로직을 구축해야 합니다.
2. 상대방의 걱정을 줄이는 방향으로 일하자.
상사 또는 함께 하는 업무에서 상대방이 가장 기대하는 것과 걱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라고 고민했을 때 저는 다음과 같습니다.
- 기대하는 것: 맡은 업무를 100% 완수하는 것
- 걱정하는 것: 맡은 업무를 완수하지 못하는 것
일을 잘하는 것의 +보다, 상대방에게 걱정을 유도하는 -가 훨씬 크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의 걱정을 덜어주는 방법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현재 본인 업무 내에 여유(capacity)에 대해 주기적 전달
- 업무의 중요도 및 기간에 따라 중간 보고
반복적인 업무 완수를 통해 신뢰가 쌓인다면 위의 내용은 점점 줄어도 되겠죠. 신뢰를 바탕으로 한 팀은 불필요한 소통을 줄여 시너지를 냅니다. 이 부분은 하드스킬도 중요합니다. 본인의 맡은 업무에 대한 역량을 꾸준하게 노력하여 개선되고 있음을 확신시켜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3. 상대방의 고민을 더는 것 또한 배려다.
업무는 의사 결정 과정의 연속입니다. 일에 따라 본인의 판단이 의심될 수도 있고, 당연히 동료의 의견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본적인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일의 범위나 복합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광범위합니다. 답변의 고민 정도는 (1) 예/아니오 (2) 객관식 (3)주관식 순으로 커집니다. 그렇기에 상대방의 고민을 더는 질문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할 수 있습니다.
현안에 대해 (1) 이대로 진행할까요? (2) 또는 X 부분에서 개선을 더 해볼까요? (3) 그 외에도 의견이 있으면 편하게 주시면 됩니다.
여기서 조금 더 좋은 방법은 본인이 이렇게 업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일부 논리를 추가해주면 좋습니다.
이후에 추가 수정이 있을 예정이라 (1) 현안을 그대로 가는 것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 (2) X의 완성도를 높이면 클라이언트 측에서 만족도가 미세하지만 좋을 것 같아요 다만 ROI가 나올지는 약간 미지수네요. (3) 그 외에도 이미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A, B, C가 있는데 혹시 추가적인 생각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면 반영하겠습니다.
너무 세부 항목까지 들어가면 상대방이 피곤하니 이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위와 같이 말하면 본인의 진행 방향을 조금 더 넛지(유도)할 수 있습니다. 의도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일을 잘하는 것은 금상첨화라 생각합니다.
4. "열심히"와 "잘"은 다르다. "잘"하기 위해 노력하자.
"열심히"가 무엇일까요? 시간을 많이 투자하면, 체력을 많이 소모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열심히 했다." 라고 보편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은 다음과 같은 반응이 일반적입니다.
- 오늘 정말 열심히 했다. - 성취감만 느끼는 경우
- 열심히 했는데 아무것도 한 게 없네. - 자책만 하는 경우
- 일이 왜이렇게 많지. - 파악만 하는 경우
성취감도, (자책이 아닌)반성도, 파악도 모두 좋습니다. 이를 복합하여 제가 생각하는 좋은 생각의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 오늘 열심히는 했는데, 업무 진척도에 있어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네.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1) 업무를 줄이는 방법 (2)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
여유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지, 더 많은 일의 노예가 되기 위해 훈련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을 정말 잘하는 사람은 적게 일하고 높은 성과를 냅니다.
"잘"은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과정입니다. 매번 같은 방식으로 노력하는 것은 기계처럼 무의식중에 하드스킬을 높일 수는 있지만 현안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 업무 세분화 및 명확한 역할 분배
- 업무 병목에 대한 파악
- 각 영역별 최적화
본인의 하드스킬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1) 일의 절차 변경 및 시스템화 (2) 소통 절차 변경 (3) 위임 이 보통 더 생산성을 빠르게 높였습니다. 물론 잘하는데도 일이 많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정말 "위임"이 답인 경우가 있습니다.
5. 뻔하지만 중요했던
- 시간 약속 엄수는 필수다.
- 상대방이 바로 감을 잡을 수 있게 업무 전달 및 보고는 두괄식으로.
- 사용하는 언어가 사람의 격을 표현한다. 유행어와 밈을 잘 활용하면 센스가 있지만, 아닌 경우에는 가벼워 보인다. 또 그걸 배척만 하면 고리타분하다. 언제나 중도가 중요하다.
- 불만은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 본인이 개선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한 분리는 중요하다.
- 본인의 태도는 타인에게 영향을 미친다. 매번 부정적인 사람은 결국에 남는 사람이 없다. 힘들어도 주변에게 웃을 수 있으면 좋다.
- 힘들면 쉬는 게 가장 중요하다. 억지로 끌고 가는 게 답이 아니다. 다만 휴식과 낭비는 다르다.
- 문서화에 대한 결과는 대부분 좋다. 공식적으로 자료를 만들어두는 것은 분쟁, 재현 등 다양한 방면에서 중요하다.
- 생각이 정리가 안되다면 글로 써야한다. 상대방에게 실제 설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 잘한다/못한다에 만족하는 게 아닌, 그 논리를 배워야 한다.
- 냉소적인 태도는 백해무익하다. 주변에게 잘하자.
마치며
매사에 이렇게 생각하면 피곤할 것 같습니다. 결국은 이걸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행동에 녹아드는 습관을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그리고 저는 동료 및 주변인들과 함께 성장하며 비전을 만드는 일이 즐겁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피로함은 성장통 정도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이를 다 실천하는가? 짧게 말하자면 "부끄럽지만 아닙니다" 입니다. 글을 적어보며 느꼈지만 제가 부족한 게 너무 많네요. 오히려 실수하고 상대방에게 미안해하며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함께 일했고 일하는 많은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 감사한 마음 모두 큽니다. 반성하며 앞으로 더 개선하겠습니다.
Thanks to SW Maestro 10th, 카카오엔터프라이즈, SNU HCI Lab, Hashed & Family.
📚[추천 책]
- <피터드러커 자기경영노트>: 근본.
- <넛지>: 어떻게 상대방의 행동을 유도할 것인가?
- <더골(The Goal)>: 업무의 병목은 어디서 발생하는가?
- <초생산성>: 생산성의 재정의. 위임과 본인 회고를 통한 개선
- <몽키 비즈니스>: 업무 위임
- <소프트스킬>: 하드스킬과 소프트스킬을 모두 성장하고 싶은 개발자에게 추천
- <Start With Why>: Why -> How -> What으로 이어지는 사고의 중요성
- <인피니트 게임>: <Start With Why>에 이어 성공하는 사고 방식
- <일의 격>: 사수가 없다면 더욱 추천.
- <세이노의 가르침>: 매운맛 <일의 격>. 자극적인 채찍이 필요하다면 추천.
대다수가 형이 선물한 책이네요.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언젠가 책 추천 글을 써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