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2'24] Crypto 시장에 대한 견해
많은 크립토 기업에서 거대 자본은 인프라를 투자하고 있지만 이는 비유하자면 인터넷 및 모바일 시대에 앞서 각기 다른 광케이블과 송전탑만 계속 설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제조업/인터넷/모바일 혁명에서 대규모 수요에서 인프라 설비로 점진적으로 성장했던 사례를 바탕으로 이제는 역으로 bottom-up 접근법으로 투자와 프로젝트가 준비하고 있다고 본다. 이 방향이 별로 좋아보이지 않지만 주도권을 가진 미국의 VC의 결정에 있어 따라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궁극적으로 이런 초기 단계가 형성된 이후에 "매스어돕션" 또는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플랫폼"이다. 플랫폼은 사용자의 수요에 맞게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플랫폼에 대해 더 이야기하기 전에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는 기존 디지털 산업을 이끈 생산성 향상과는 거리가 있다. 그래도 그나마 생산성에 직결되는 영역을 찾자면 데이터를 쌓고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가 아닐까? 우선 bottom-up 접근이 되기 위해서는 개인화된 인프라, 즉 노드 비즈니스는 앞으로 더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다. 물론 현재 depin으로 불리는 리테일-인프라를 "엄청나게" 잘 만들거나 관리하는 팀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모바일 폰/AI노드/Node-as-a-Service 등 여러 시도들은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하드웨어와 소유권을 의미하는 "키"가 분리되어 인프라 없이 하드웨어에서 소유권을 분리한 것 또한 이 비지니스의 큰 강점이다. (첨언: 신기술이 만들어내는 시스템에서 이런 비즈니스 영역의 분리라는 장점은 매우 큰 강점이라 생각한다.)
플랫폼은 수요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크립토는 지금까지 성장해온 디지털과 자본주의에서 발생한 "신뢰"에 대해 재고하는 것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다. 크립토/블록체인의 효용은 집단의 신뢰 레이어를 근간으로 한 "디지털 소유권"에 있다고 본다. 즉 (1) 기존 자산군 전환과 (2) 금융 편의성 증대 (3) 디지털-네이티브 객체의 밸류 측정이 이 크립토의 가장 큰 본질이다.
(1)의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비트코인과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기존 은행과 페이먼트 서비스 등이 했던 역할이 defi와 크립토 서비스로 전환되는 것도 이에 포함된다. 조심스러운 개인 의견으로 기존까지의 방식들이 잘못된 것이지 "탈중앙화 세계에서 탈중앙화 통화"는 여전히 기대되는 영역이다. 그런 의미에서 거버넌스 토큰은 여전히 방향을 잡는 중이라 생각한다. 집단 크기와 유형, 거버넌스의 범위에 따라 거버넌스의 총 비용이 얼마일까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고 있다.
(2)에 있어서는 기존 Web2에서는 기관만이 할 수 있는 재밌는 시스템이 많다. 개인적으로 YT-PT를 나누거나 토큰을 통한 쉬운 유동화는 크립토가 Web2에 비해 선제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시스템이다. 다만 이에 대한 보안 레이어는 여전히 취약하다고 느끼는 데, 이 또한 절차 등이 추가되며 쉽게 해킹할 수 없는 시스템이 점진적으로 구축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3)도 여러 갈래로 구분될 수 있는 데 첫 번째는 IP이다. NFT로 포장된 Web3 IP는 그들만의 리그이기에, "그들"을 늘리는 게 중요 과제이며 마케팅적인 혁신이 보다 필요하다. IP가 블록체인에서 있어야지만 우리는 인정한다라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데, Web2 IP에 대해서 이것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꽤 여러 집단의 힘이 필요하다. 국가가 될 수도 있고 주요 IP 집단이 될수도 있을 것 같다. 궁극적으로는 초기 진입자의 인센티브 기반 bottom-up 접근이 지금까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기존 성공 비즈니스의 블록체인으로 전환이 더 나와야 할 것 같다. 예시로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등이 그 예시이다. (3)의 또다른 예시는 소셜 화폐, 밈코인이라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이미 수 많은 견해가 있으니 넘어가겠다.
(1)과 (3)와 함께 AI시대에 있어 앞으로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한 증명이다. AI특이점은 꽤 빠른 시점에 오게 될 것이고, 대부분의 정보가 온라인에 있는 이상 가장 중요한 개인정보인 "본인 그 자체"에 대해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할 것이라 말하고 싶다. 단순히 "키"만으로 나에 대한 신뢰를 완벽하게 구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게 홍채여야 하는가? 안전한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이는 "본인 증명" 또는 FHE 등을 통해 지켜져야 하는 정보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FHE를 전공하는 친구가 준 아이디어이긴 하나 바이오 데이터가 가장 큰 수요가 아닐까 공감하고 있다.
기술과 사회적 인식 모두 여전히 크립토는 갈 길이 멀다. 그렇기에 (1), (2), (3)을 표방하는 프로젝트와 기업은 무수히 많이 나올 것이고, 여기서 좋은 기회를 찾아 금전적인 성과를 만들 수 있는 사례는 지금보다 훨씬 더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
다수의 프로토콜의 밸류가 이해 안되는 것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심지어 업계가 아닌 사람에게는 비트코인 조차도 가치가 공감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웹 버블 시대에 비교하자면 이는 새로운 버블일수도 있지만, 지금의 시장을 이끄는 웹 버블 시대의 생존자들을 본다면 그 버블은 언젠가 다시 가치를 인정받고 커질 수 있다고 본다. AI가 만들어낸 특이점이 과연 앞으로의 5년-10년이 어떻게 흘러갈지 긴장되기도 기대도 되면서, 이 시장에서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