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경제, 메타버스가 답인가?
"온라인(메타버스) 상에서 사고 파는 것만이 NFT의 가치인가?"
메타버스 상에서 NFT가 중요하다는 말은 많이 하지만, 저는 메타버스가 아직 익숙하지 않고, 별로 메타버스 내에 아이템에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럼 NFT를 온오프라인에서 동시 유통이 된다면 더 많은 소비자층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글을 작성해보았습니다.
NFT가 메타버스 경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NFT로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과 가치를 확실하게 제공할 수 있다면, NFT는 디지털 경제 생태계에 다양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NFT 비즈니스 모델은 NFT를 만들어 얻는 판매 수익을 얻는 모델입니다. NFT는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 아이템, 메타버스 내 의류 등 다양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꼭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아니고, 실물 재화의 NFT도 온라인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 더샌드박스는 제페토와 파트너십을 맺고, 제페토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NFT로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 플레이댑(PlayDapp)은 로블록스에 게임 "플레이댑 타운"을 출시했으며, 로블록스 외부에서 얻은 NFT 아이템을 사용하여 플랫폼 간의 장벽을 허물기도 했습니다.
- 명품 시장도 다양한 방식으로 메타버스와 함께 NFT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구찌는 제페토 내부에 구찌 빌라를 형성하기도 했고, 루이비통, 버버리, RTFKT(NIKE가 인수), 돌체앤가바나, 지방시 등 다양한 명품 브랜드가 메타버스 NFT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실제 명품과 3D 객체를 모두 전달하기도 합니다.
PFP(Picture for Profile) 같은 경우는 온라인 공간(메타버스)에서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기에 초반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티스트 역량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이데, 최근 규모가 상당히 커진 것이 사실입니다.
PFP와 정체성 그리고 세계관 공유에 대한 내용은 미스터 미상 작가님의 인터뷰를 보면 더 매력적으로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수익모델은 유통입니다. NFT를 사고파는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며 얻는 거래 수수료형 수익 모델로, 대표적으로 OpenSea, Nifty Gateway, SuperRare 등이 있습니다. 아직 NFT 시장이 정착되지 않은 탓에 Fast Follower가 많습니다. 특히 이미 유통 플랫폼의 선점과 그 맛을 아는 대기업들이 현재 여러 방식으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메타와 코인베이스가 어떤 식으로 시장 전략을 내세울지 기대가 됩니다.
다시 NFT를 실물 자산으로
메타버스는 현실의 확장이지, 현실의 대체재가 아닙니다. 즉, PFP 등 정체성을 표현하고 아이템을 거래하는 게 꼭 메타버스 상에서만 이뤄질 필요는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위의 명품 NFT 사례처럼 소유권을 온라인으로 증빙하고, 현실에서 사용할 실물은 따로 받아도 되니까요.
과거에 정체성과 소속에 대한 아이템이 어떤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졌는지를 NFT가 없었던 과거의 사례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소속과 관심의 표현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저는 흔히 부심이라고 불리는 감성을 자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가 커질수록 본인이 이 분야에 오래있었고 전문성이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았습니다.
과거부터 본인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은 꾸준하게 발달되었습니다. 7080에는 "소피마르소 책받침"이 있었고, 조금 더 나아가 PC의 발달과 함께 "PC통신"에서 관심사에 따른 커뮤니티도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1990년도 후반부터 "아이돌"을 중심으로 팬이 모여 팬덤을 이뤘고, 팬덤의 소비는 굿즈로 이어졌습니다. 2000년 초반부터 쭉 아이돌 굿즈 시장은 커져 팬더스트리라고 불리는 이 시장은 이제 8조 정도의 시장 규모 로 커져, 대표적인 엔터테인트먼트 산업이 되었습니다.
굿즈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제 학창 시절만 쭉 기억해도 아래의 굿즈가 떠오릅니다.
- 아이돌 명함, 명찰, 연필에 돌돌 말아 붙이는 스티커, 필기구... (라떼방출)
- 앨범/포스터
- 포토카드
- 텀블러, 의류, 응원봉 등
- 지하철 전광판, 옥외광고
이제는 아이돌을 넘어 다양한 시장에서 굿즈가 나오고 있습니다. 게임 캐릭터, 웹툰,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컨텐츠 시장의 거의 대다수가 굿즈를 제작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BTS, 선미, 브레이브 걸스 등 다양한 NFT 굿즈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굿즈를 NFT화하여 온라인 (메타버스)에'만' 파는게 좋을까?
그렇지 않겠죠? 아직은 여전히 실물과 현실에 대한 수요가 많습니다. 방구석 콘서트 보단 오프라인 콘서트를, 메타버스 여행보다는 실제 해외 여행을 더 선호하듯 말입니다.
굿즈 시장에 NFT를 추가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NFT와 실물자산의 결합이 성장할 수 있는 시장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한 번 몇 가지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NFT와 실물자산의 결합
NFT 소유자는 홀더(Holder)라고 불린다. 홀더 커뮤니티를 유지하기 위한 좋은 실물 상품들을 하나씩 소개합니다.
- NBA Top Shot과 Infinite Objects 그리고 Beeple의 HUMAN ONE
NBA Top Shot은 블록체인 스타트업 Dapper Labs가 NBA와 함께 만든 NFT로, 각 선수들의 하이라이트 20초짜리 영상을 단위(Moment)로 잘라 NFT화 시켜 매매할 수 있습니다. 트레이딩 스포츠 카드의 NFT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NBA Top Shot은 여기서 좀 더 확장하여 영상 NFT를 아트 하드웨어 스타트업 Infinite Objects와 함께 디지털 앨범을 만들어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NFT를 담을 수 있는 앨범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영상을 NFT화하고, 이를 실물화한 대표 사례로 수집 욕구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해당 앨범은 5.7 x 8.4 인치가 199달러, 11.4x7.5 인치가 399달러라고 합니다. 가격대가 꽤 있긴하지만 NFT 자체의 가격에 비하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충분히 구매 욕구를 자극합니다.
비슷하게 아이돌 직캠, 영화 명대사 등 아티스트의 대표적인 영상들을 개별 영상을 앨범으로 만들어 판매한다면 수요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아트 하드웨어을 좋은 품질로 만들어낼 수 있는 기업은 Web3 시장에서 좋은 포지션이라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아티스트 비플의 'HUMAN ONE'과 같은 3D 홀로그램 하드웨어 등도 합리적인 가격대에 형성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 CASETiTY와 NFT 폰 케이스
폰 악세사리 브랜드 CASETiFY는 NFT Your Case를 론칭했습니다. 휴대폰 케이스에 소유하고 있는 NFT를 선택하면 해당 그림으로 케이스를 만들어주는 서비스입니다. BAYC 등의 주요 NFT의 경우는 카메라 쪽에 파란색으로 표시하여 차별성을 두기도 합니다. NFT의 종류가 다양해지며 이런 커스터마이즈 제품을 고퀄리티로 생산할 수 있는 제조업체의 중요성은 더 커질거라 생각합니다.
추가로 SuperNormal도 CASETiFY와 콜라보를 진행한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폰 케이스와 같이 매번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의류, 신발, 시계, 귀걸이 등 더 많은 제품에서 콜라보가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다른 예시로는 아디다스로, NFT와 함께 의류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GAP도 등급별 NFT와 의류를 판매한다고 하며, 앞으로 이런 시장이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NFT의 홍보가 다시 현실로
그리고 아이돌 지하철 광고와 마찬가지로 NFT도 많은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핫한 NFT 들은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타임스퀘어 전광판이 약 15분 광고 기준 1회당 1300만원에서 2200만원 정도 한다고 합니다.) 현실 광고 시장이 다시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메타버스로 돌아가, "메타버스에서 타임스퀘어의 역할을 누가 할 것인가" 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디센트럴랜드나 샌드박스의 랜드 등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 아니면 실물 자산을 없앤다면? 뱅크시의 'Morons'
오히려 실물자산을 없애는 형태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블록체인 회사 인텍티브프로토콜은 영국의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의 그림 '멍청이(Morons)'를 NFT로 변환해서 경매에 내놓고, 이를 불태웠다.
이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가상과 실물이 병존할 경우 작품의 가치가 실물에 종속되지만 실물을 없애면 NFT 그림이 대체 불가 진품이 된다."
결국 이 작품은 228.69 이더로 최종 판매되었고, 당시 가격으로 약 4억 3000억원이었다.
비슷하게 국내에도 김정수 화백의 사례도 존재합니다.
NFT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예술에서 벗어나 기존 금융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으로, NFT를 활용한 금융 비즈니스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NFT 파이 : NFT 대출
NFT파이는 NFT 기반의 대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NFT를 담보로 맡기면 그에 해당하는 이더리움을 빌려주며, 맡길 수 있는 NFT는 크립토키티의 고양이 캐릭터부터 "더샌드박스"의 가상 부동산 '랜드' 등이 있습니다. DeFi에서 이미 암호화폐 대출 시장이 우후죽순 커지고 있는만큼 NFT도 마찬가지로 커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NFT 뱅크 : NFT 자산 관리
NFT 뱅크는 NFT 자산 관리 플랫폼입니다. NFT 뱅크에서는 암호 화폐 지갑을 연동하면, 이용자의 NFT 관련 활동 기록을 데이터베이스에서 끌어와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NFT 투자 현황, NFT 투자 수익율, 예측 시가 등을 제공합니다. 현재 NFT 시장의 가격변동성이 매우 크기에 투자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다면 상당히 좋은 솔루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국내 기업 NFT 뱅크의 듄 애널리틱스(Dune Analytics) 같은 성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틸리티 NFT를 통한 커뮤니티 확장
그 외에도 다양한 사용의 NFT를 NFT계에서는 "유틸리티"라고 표현을 합니다. 유틸리티의 대표에는 다른 코인을 주는 에어드랍, 먼저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화이트리스트, 신상 우선 구매권, 상품 할인 등이 있습니다. 이것도 내용이 많기에 다음 기회에 더 자세하게 다뤄보겠습니다.
마치며
미술 작품과 게임을 제외한 NFT는 아직 미개척 시장임은 분명합니다. 영화, 웹툰, 음악,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 사업에서 NFT 시장이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적합한 유틸리티와 결합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모두 똑같은 느낌으로 이미지로 만들어 민팅이 아닌, 더 다양한 방식으로 현실 사례와 결합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 웹툰이라면 해당 세계관에서 하나의 투표권을 준다거나,
- 아이돌이라면 공식 홈페이지에 ID를 올려준다던가,
- 아티스트들에게 수익을 직접적으로 전달한다던가,
- 더 매력적인 로드맵을 제공하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유틸리티도 큰 메리트가 있는 것은 선미 NFT를 제외하고는 없어보입니다.
여전히 대형 기획사, 게임사 들은 팬덤에 대한 이해를 못하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현재 있는 굿즈 품질 관리도 논란이 많기에 변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NFT가 단순히 "한정판 포토카드"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더 좋은 기획자와 그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개발자들이 많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