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토크노믹스, 알고 투자하자 : ③ [Case #1] 사이버콩즈

NFT 토크노믹스, 알고 투자하자 : ③ [Case #1] 사이버콩즈

NFT를 포함한 크립토 생태계는 이제 막 태동하고 있는 시스템입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기술만이 아닌 문화/법/금융/심리 등 다양한 요소를 복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크립토 세계는 언제나 가정과 이론은 완벽하지 않은 곳이니까요.

이미 시리즈 1편, 2편에도 언급했지만 토크노믹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살펴보시면 좋습니다.

토크노믹스 고려 요소

  • 생태계(Ecosystem) : 프로젝트의 목표/커뮤니티/콘텐츠 등
  • 거버넌스(Governance) : 중앙화 vs 탈중앙화
  • 가상 자산(Virtual Asset) : NFT와 FT
  • 토큰 발행 : 일정(Unlock Schedule)과 Public Sale / Private Sale / Airdrop / Staking / ETC
  • 토큰 소각(Token Burning) : 공급 조정
  • 네트워크(Main Chain & Side Chain) : 네트워크 안정성 등 블록체인 트릴레마 해결 방안 + 전체 시장 분위기...
  • 전체 발행량(Total Volume)과 시가총액(Market Cap)
  • 토큰 거래량(Token trading volume)과 유통 수량(Circulation)
  • 투자사, 상장사, 민팅가와 바닥가(Minting Price, Floor Price)

앞으로는 프로젝트마다 토크노믹스를 유지하고 더 확장하기 위한 여러 방법론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계획하고 있는 사례는 브리딩, P2E/M2E, 메타버스(Land-Fi), 유가랩스(Yuga Labs)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브리딩 토크노믹스로 유명한 사이버콩즈입니다.

본 글은 투자를 조장하는 글이 아니며, 항상 NFT 구매 및 투자는 신중하게 하시길 바랍니다.

브리딩(Breeding)이란?

크립토키티(CryptoKitties)의 브리딩 출처

기존 NFT를 활용하여 새로운 NFT를 만드는 것을 브리딩(breeding)이라 표현합니다. 에어드롭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으며, 단순히 제공하는 것보다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브리딩은 크립토키티(CryptoKitties)에서 시작됐습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크립토키티는 브리딩에 이더리움을 사용했다면, 현재 프로젝트들은 자체 토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브리딩 기반 토크노믹스를 사용한 사이버콩즈를 살펴보겠습니다.

사이버콩즈(CyberKongz) 소개

출처 : 공식홈페이지

사이버콩즈는 2021년 3월에 발행한 34x34의 유인원 PFP 프로젝트로 현재 많은 사람들이 아는 브리딩 등의 로드맵을 가진 프로젝트가 아니었습니다. 시작은 PFP용 제네시스 콩즈(Genesis Kongz) 1000개였습니다.(민팅가 0.01eth, 현재 약 30 eth) 이 중에 레전더리 콩즈 10개는 경매를 통해 판매되었고, 총 200eth 가 넘은 금액으로 마무리지었습니다.

이후 커뮤니티 아이디어로 토크노믹스를 도입하여 $BANANA라는 토큰을 사용합니다. 각 제네시스 콩즈는 초기 300 $BANANA를 받으며, 10년동안 하루 10 $BANANA를 받습니다.

이후 토큰을 사용할 수 있는 브리딩 시스템을 구축하여, 홀더들은 베이비콩즈(Baby Kongz)라는 새로운 NFT를 발행할 수 있었습니다. 제네시스 콩즈 2개와 600 $BANANA를 사용하면 만들 수 있으며, 공급을 한정하기 위해 4000개로 한정하였습니다. 또한 이름이나 스토리 등 메타데이터 수정 등의 소각 모델도 있습니다.

홀더 입장에서는 정적인 NFT에 메타데이터를 바꾸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고, 무료로 하나의 NFT를 더 받을 수 있어 모두가 만족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토큰 도입으로 인해 제네시스콩즈는 소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하루 최대 약 1200$ 정도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약 70$ 정도를 받을 수 있습니다.

브리딩 기반 토크노믹스에서 수요와 공급

다만 지속적 토큰 제공(공급)과 제한적 브리딩 시스템(수요)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산수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제네시스콩즈의 총 토큰 생산량은 연간 3,650,000 $BANANA입니다.
  • 각 콩즈는 이름을 설정하는 데 300 $BANANA 가 필요하며, 초기에 개당 300 $BANANA 을 제공했으니 합이 0이므로 생략할 수 있습니다.
  • 이 외에도 이벤트 상품으로 $BANANA를 제공했으나 물가에 영향을 줄 정도의 규모는 아니었습니다.
  • 모든 베이비콩즈를 브리딩하기 위해서는 2,400,000 $BANANA (4000*600)이 필요합니다. 브리딩은 쿨타임 없이 가능하였고, 매우 빠른 속도로 베이비콩즈들이 만들어졌습니다.
  • 빠르면 8개월, 길면 1년 정도의 시기면 베이비콩즈가 브리딩이 완료되며 다른 지속적 소각처가 별로 없는 상황입니다.
  • 메타데이터 수정 등의 소각모델까지 포함하면 약 1년 반정도를 버틸 수가 있었습니다.
  • 다만 대부분의 홀더는 메타데이터 수정보다는 현금화 또는 브리딩 시스템을 의향이 더 높았고, 결론적으로 8개월만인 21년 12월에 모두 민팅되었습니다.

우선 브리딩 시스템 덕분에 $BANANA와  베이비콩즈의 물가는 자연스럽게 결정되었습니다. 홀더의 입장에서 600 $BANANA = 1 Baby Kongz 라는 수식이 만족하기 때문이죠. 당시 베이비콩즈의 가격은 0.18 eth 이며, 600 $BANANA0.22 eth 정도 가격대가 형성되어, 홀더들은 득과 실을 계산하며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 남은 9년 동안 생산될 잉여 $BANANA 는 어떻게 해결해야할까요? 토큰 소각처는 없고, 토큰의 공급은 지속되니 가치는 급격하게 하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차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베이비콩즈 민팅이 끝난 2021년 12월 중순부터 급격하게 하락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기 가격 8$에서 105$까지 가격 상승, 이후 현재 약 3.5$에 거래되고 있다. 출처 : CoinGecko

지속되는 공급에서 인플레이션의 심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소각 모델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빠르게 해결하지 못한다면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넘어갈 수 있으며 이 때는 대체통화를 사용하는 등의 해결책을 강구해야합니다.

토큰 소각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1. 브리딩 : 지속적 브리딩을 위해서는 더 체계적 요소 필요.
  2. 온라인 공간의 확장 :  사용자들이 재미를 느끼는 온라인 공간을 만들어 소비할 수 있게 해준다. 즉, 소셜 기반 메타버스나 게임으로의 확장.
  3. 오프라인 연계 : 실물 상품나 서비스 제공.
  4. 타 프로젝트와 결합 : 다른 프로젝트의 통화 수단으로 토큰 사용.
  5. 투표권 : 기존 화폐를 투표권처럼 사용.

사이버콩즈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이 방법론을 하나씩 시도했다는 점입니다.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토큰 소각을 위한 공간, 메타버스와 게임

2021년 6월, 사이버콩즈는 3D 복셀 형태의 VX를 15,000개 발행합니다. 제네시스콩즈와 베이비콩즈 홀더를 대상으로 에어드롭했으며 추후 퍼블릭 민팅(0.07 eth)했습니다. 이후 VX는 평균거래가가 4 eth 까지 올랐었습니다. (현재 약 0.8 eth)

콩즈팀은 VX를 크게 2가지에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메타버스 소셜 아바타
  • 게임 캐릭터

메타버스 플랫폼 샌드박스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12 x 12, 24 x 24 크기의 LAND를 구매하였습니다. 이 후 VX를 샌드박스에 사용할 수 있도록 변환도 했습니다. VX에 착용할 수 있는 악세서리를 구매할 수 있는 BANANA SHOP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다만 메타버스 플랫폼을 토큰 소각처로 선택한 것은 분명 시기상조였습니다. 샌드박스 지도, 컨셉 이미지 등은 홀더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데는 충분했지만, 글을 쓰는 2022년 5월까지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한 소각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2022년 1월, Play & Kollect라는 게임을 폴리곤 네트워크에 구축했습니다.

  •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VX가 필요합니다.
  • 시즌 별로 게임을 진행하고 상금을 $BANANA 토큰으로 제공합니다.
  • 그 외 게임 상품은 ERC-1155 토큰으로 제공됩니다.
  • 소량의 $BANANA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 $BANANA로 게임 내에 추가적인 모험을 하고 희귀 전리품을 얻을 기회를 얻습니다.
  • 베이비콩즈 홀더는 매일 거래 불가능한 10 SHARDZ 토큰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해당 토큰을 사용하면 부스트 아이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템 Charmz는 추후 이더리움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Play & Kollect는 토큰을 소비하기에는 제한적인 환경입니다. 공식 유튜브 영상을 보더라도 어떤 게임인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복잡한 복권 시스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게임 관련 소식이 있을 때마다 토큰의 가격이 반등하긴 했으나, 기대에 못미치는 시스템을 제공함으로 가격이 더욱 하락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사이버콩즈는 메타버스나 게임으로 토큰의 명확한 소각처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유통 채널 확장, Kongz Tank와 협업

2021년 10월, 토큰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을 만들기 위해 콩즈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후원하는 콩즈 탱크(Kongz Tank)를 발표합니다. 이들은 사이버콩즈와 $BANANA 토큰을 사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지원합니다. 그리고 선정될 경우 다음을 지원받습니다.

  • 보조금 : 10 ETH + 1000 $BANANA
  • 마케팅 지원

첫 번째 선정팀은 더 리틀즈(The Littles)입니다. 해당 프로젝트는 제네시스 홀더인 @wilxlee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출처 : 사이버콩즈 블로그

각 리틀즈는 $BANANA토큰을 사용하여 진화할 수 있으며, 그 외에도 토큰으로 보너스 수익률, 무기 구매, 추가 게임 플레이 등을 할 수 있도록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찾아본 바로는 해당 프로젝트는 PFP로만 존재하고, 이전 계획은 모두 진행된 내용이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ZenApe으로 공식 홈페이지, 블로그,  트위터 모두 구체적인 토큰 사용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정리하면 콩즈 탱크의 시도는 좋았으나, 이를 통해 후원한 두 팀 모두 소각에 직접적인 도움은 되지 못했습니다.

2021년 11월, 콩즈팀은 Untamed Isles와 협업을 발표합니다. 해당 프로젝트는 포켓몬 스타일의 배틀 형식의 게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공식 블로그 소개를 보면 게임 자체에 대한 기획은 좋아보입니다. 점진적으로 시스템을 결합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토큰 소각 및 유통 조절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게임 아이템 구매
  • 일정량 이상 토큰 보유 시, 희귀 아이템 제공. 더 많은 토큰을 보유할 수록 더 많은 희귀 아이템 제공.
  • 토너먼트 참여비

다만 프로젝트가 통합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보입니다.

그 외, 투표권과 실물 상품

그 외에도 콩즈NFT 소유와 $BANANA 소유 비율에 따른 투표권인 OOH제공하고 있으며, $BANANA 로만 구매할 수 있는 실물 상품도 판매했습니다. 다만 한정판매라 현재는 품절입니다.

사이버콩즈 굿즈 판매. 현재는 모두 Sold Out. 출처 : uniqly

마치며

프로젝트 런칭 이후 약 1년동안 사이버콩즈는 많은 시도를 했습니다. 사이버콩즈도 물론 일부 실패가 있었지만, 다양한 시도는 커뮤니티에게 신뢰를 주었고 홀더들은 자부심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저는 꽤 성공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토크노믹스 관점에서 보았을 때 그들은 브리딩 시스템 이후 핵심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토큰을 현금화하는 것보다 만족스러운 소각 모델을 제공하고 있는가?

과연 이후 나온 NFT 프로젝트들(P2E, Land-Fi) 등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앞으로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생각을 첨언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아직 생태계가 만들어진지 얼마 안되는 NFT 시장에서 사이버콩즈는 좋은 선두주자이자, 좋은 실험들을 해주었습니다.
  • 사이버콩즈는 핵심 소각처에 대한 속도 조정의 필요성을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브리딩 시스템에 휴식 시간(쿨타임)을 주고 수량을 더 늘려, 콘텐츠 개발 시간을 확보했어야만 합니다. 여러모로 체계적인 토크노믹스 설계가 필요함을 느끼는 프로젝트였습니다.
  • 계획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많은 공급을 제공한 것은 실수입니다. 토크노믹스 설계가 부실할 경우 토큰의 가치가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수요와 공급 모두 속도를 조금 더 조절했다면 어땠을까 생각이 드네요.
  • 콘텐츠를 통한 외부 유입 모델을 만들지 못한다면 사이버콩즈의 토크노믹스는 완벽하게 붕괴할 것입니다. 지금있는 Play & Kollect 등을 더 재미있게 만들거나, 메타버스 내에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등 여러 시도를 해야만 합니다.
  • 콘텐츠는 경험재입니다. 특히나 NFT 커뮤니티는 경험하기 전에는 그 가치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경험까지 이끄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심지어 입장권이 비싼 NFT고 재미도 없다면 콘텐츠의 수요는 0으로 수렴할 수 밖에 없습니다.
  • Play & Kollect 등의 게임은 기본적으로 VX를 소유해야만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저는 이게 독이라고 생각합니다. 액시인피니트 등 다른 P2E와 같이 대여 시스템으로 게임 참여자이자 잠재 고객을 늘리는 형태가 된다면 더 좋은 생태계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 물론 예술계와 마찬가지로 NFT도 블루칩의 계열에 들어간다면 가치는 쉽게 하락하지는 않습니다. 토크노믹스 자체는 유지되지 못하더라도 PFP NFT 브랜드 가치를 높였기에 초기 토크노믹스는 좋은 도구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 생기는 NFT 프로젝트가 이런 목표를 가진다면 실패할거라 생각합니다. 끝이 보이는 프로젝트에 들어갈 이유는 없으니까요.

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