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안수빈] 23년 2분기 (feat. 목표)

[월간 안수빈] 23년 2분기 (feat. 목표)

어느덧 현 직장에서 일한지 1년이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정말 빠르네요. 어느정도 회사에서 제 역할을 찾으며 근래 보지 못한 지인들을 보곤 합니다. 그러면 지인이나 처음 인사하는 분들은 저에게 공통적으로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는 합니다.

대표적으로 "앞으로 뭐하고 싶으세요? 목표가 뭐에요?"를 많이 듣습니다. 저도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리고자 2분기에는 적당한 휴식과 함께 저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이번 2분기 회고에는 개인적인 인생 목표를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I. 목표에 대하여: 하방 높이기와 상방 높이기

저는 "목표"를 2가지로 분리하여 생각합니다.  (1) Top-Down 방식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거나 (2) Bottom-Up 방식으로 현 순간에 최선을 다하거나 만족하며 삶을 채워나가는 유형입니다. 저는 (1)에 가까운 사람이라 큰 목표를 설정하고 달려가야 조금 더 안정적으로 노력하는 편입니다. 엔지니어이자 Problem Solver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방향은 크게 2가지로 정의해보았습니다.

  1. 하방 높이기: 발전하는 사회의 다양한 계층을 보호하거나 선두의 기술을 재공급하여 사회 불균형 해소
  2. 상방 높이기: 기술이나 패러다임을 통한 생산성 향상

저는 두 방향에 대해 각각 다른 방향성으로 목표를 설정하여 제 커리어를 쌓고 있습니다. 먼저 이야기할 내용은 20대 중반에 가졌던 가장 큰 목표인 "교육의 기울어진 운동장" 해결입니다.

II. 하방 높이기: "교육의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해결

저는 과분하게 좋은 환경에서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뛰어난 공부 재능, 나쁘지 않은 신체 조건과 성격이, 환경적인 측면에서 화목하고 많은 지원을 해준 가족, 특히나 먼저 성공적인 인생 커리어 선배인 친형, 그 외 좋은 사람들 덕분에 커리어를 나이에 비해 빠르게 쌓을 수 있었습니다.

2019년에는 코딩테스트나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프로그래밍 강사를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인생은 마치 스노우볼과 같다"이었습니다. 이미 잘하는 학생은 어렸을 때부터 공부 습관이 들고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가는 반면에 늦깍이 분들(대부분은 실제로 그렇게 늦지도 않았지만)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원은 충분하지 못한 커리큘럼에 대학교 등록금 수준의 돈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면서 꽤나 많이 분했습니다. 수요가 있기에 가능한 비즈니스지만 저는 세상의 불공평함을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소득, 지역 등에 따른 정보 격차로 인한 교육 격차를 줄이자"

제 공부 및 교육을 통해 커리어를 쌓은만큼, 이런 교육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결하는 게 제 1목표입니다. 해결에 대한 방향성도 다방면으로 시도해보았습니다.

  1. "강의 업계의 일타 강사는 어때?": 저는 돈을 더 벌 수 있지만 EBS에서 강의를 고집하는 스타 강사들을 존경합니다. 다만 현재 IT 교육으로 확장성이 쉽지 않고, 또한 저는 보편교육을 지향하는 사람으로 이 분야를 메인으로 수익을 얻을 수는 없겠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본업과 함께 병행하는 것은 열려있습니다.
  2. "창업은 어때?": 여전히 열려있습니다. AI와 UX를 전공하며 제 전문성을 바탕으로 해당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었으나, 결국 PMF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ChatGPT가 나온 이후에는 사이드로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여러 아이디에이션을 해보고 있습니다. 다만 꼭 "창업"으로 풀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 중입니다. 중간 마진을 더욱 없애기 위해 비영리적으로 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가 주된 고민입니다. (이런 교육 문제를 DAO로 풀고 싶어 블록체인에 딥다이브한 것도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이런 교육 사업으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더 나아가 비영리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특히나 본인의 reputation과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는 답을 내렸습니다. 다수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제가 그만큼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니까요. 그런 방향에서 앞으로 더욱 생태계에 크고 작은 도움을 주는 사람을 지향하며 지금처럼 제 나름대로의 기여에 노력하고자 합니다.

조금 더 업무가 안정되면 재능 기부에 대해 계획을 잡아볼 예정입니다.

III. 상방 높이기: Why VC?

해시드의 비전이 궁금한 분들을 위하여

III-1. 왜 VC인가?

"잘하는 것과 즐길 수 있는 것의 교집합에서 선택해보자."

운이 좋게도 잘하는 것과 즐기는 것의 교집합을 일찍이 찾은 편입니다. 특히 2017년부터 페이스북 채널을, 2022년에는 텔레그램을 운영하며 더 명확히 깨달았습니다.

  1. 빠른 구조화. 어린 시절부터 속된말로 "설명충"이었던 저는 디테일을 거의 제외하고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을 잘했습니다. 디테일을 잘 기억하지 못해 학교 시절 시험 성적은 엉망이었으나, 친구들에게 오픈북 강의는 누구보다 잘했습니다.
  2. 컨텐츠 만들기(글 쓰기). 디테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다보니 노트를 작성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그리고 노트가 혼자만 보기에는 아까워 공유를 하기 시작했고, 좋아요 수를 KPI로 하다보니 반응이 좋은 컨텐츠에 대한 감을 빨리 익혔습니다.
  3. 다양한 정보 습득. 컨텐츠를 다른 채널보다 빨리 쓰고 싶었던 욕심이 강했던 저는 블로그, 뉴스레터, 뉴스, SNS 등 다양한 채널에 대해 정보를 습득하는 테크닉이 많이 늘었습니다.
  4. 틈새 시장 발견. 긴장을 많이해 시험 등 경쟁을 워낙 싫어했던 저는 경쟁을 피하는 다양한 전략을 빨리 찾았습니다. 알고리즘 대회를 준비할 때는 대회보다 문제 출제/동아리 운영진/강의를 했으며, 데이터사이언스에는 머신러닝 정확도로 경쟁하기 싫어 데이터 시각화를 파기도 했습니다. 경쟁하지 않고 경쟁력이 생기는 법을 조금 터득한 것 같습니다.

적성 관점에서 보면, 주제에 대해 쉽게 질리는 성격이라 여러 분야의 공부를 주기적으로 갈아타는 편(보안, 알고리즘, 웹 개발, AI, Data Science, UX, etc)인데 이 또한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런 수 많은 고민에서 찾은 장점과 적성의 교점이 VC 였습니다. 특히 Hashed의 경우, 단순히 투자로 끝나지 않고 그들의 성장을 돕는 VC이기에 더 즐겁고 책임감있게 일하고 있습니다.

번외로 과거에 했던 다양한 공부 및 활동이 현재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Connecting the dots을 더욱 믿게 되는 순간이 정말 많은데 언젠가 주니어 대상 강연이 있으면 꼭 말해주고 싶네요.

III-2. VC에서 목표는 무엇인가?

현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a16z crypto의 Eddy Lazzarin 와 같은 역할입니다. 현 업무인 데이터 분석을 포함하여 기술 실사(Tech DD)는 물론이고 회사의 기술 전반에 관한 모든 업무를 담당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업들의 비전을 도울 수 있다면 그 또한 상방을 높이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IV. 마치며

하방 높이기의 목표도, 상방 높이기의 목표도 아직 갈 길이 한참 남았으니 더 열심히 해야합니다. 2분기에도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이 너무 많네요.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한 분 한 분 모두 감사합니다.

3분기는 제 첫 (해외) 출장과 회사의 가장 큰 이벤트인 KBW 준비가 있습니다. 꽤나 설레고 벌써부터 걱정되는 3개월이네요.

3분기도 모두 화이팅입니다!!


V. 2분기 업무 정리

기억을 위해 2분기 업무에 대해 간단하게만 정리해봅니다.

V-1. as a Data Analysis

이번 분기에는 대시보드 작업이 부족하다 생각했으나 4월 초부터 5월 중순까지 꽤나 달렸네요.🚀 Curve나 Avalanche 대시보드 경우에는 공식 재단에서 공유되어 나름 뿌듯했습니다.

2분기에는 Hashed의 데이터 역량을 강조하고자 Dune Analytics의 많은 대시보드를 Team 계정으로 옮기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Dune Team 랭킹 Top 6을 달성했습니다. VC로는 거의 유일한 상위권이라 더욱 뿌듯한 결과물입니다. 내년 초까지 Top 3까지 키워볼 예정입니다.🔥

개인 계정도 다시 높여 여전히 Top 30 안에 있긴합니다만, 최근 Airdrop 붐과 Dune의 어뷰징 사용자들로 개인 랭킹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긴하네요.

그 외에도 (1) 내부 포트폴리오 데이터 분석과 (2) 펀드 데이터 분석도 크고 작게 있었습니다. 유지보수에 대해 고민이 많은데 3분기 가장 큰 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V-2. Platform Operation(=Designer)

5월 말부터는 거의 디자이너로 지냈습니다. Hashed Platform Team의 Wooster와 Henry의 주도 하에 다음 행사 크고 작은 디자인과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V-3. with Investment Team

5월에는 투자팀과 함께 담당 딜을 하나 맡았습니다. 투자 규모는 작은 딜이었으나, 첫 투자 프로세스라 많이 해맸습니다. 다만 사이클을 한 번 돌아보니 투자팀에게 필요한 인프라가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감이 와서,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내부 인프라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불타올랐습니다.

6월에는 Crypto나 Game/Metaverse 분야에도 AI 관련 투자건이 들어오며 투자팀 미팅도 일부 참여하고 있습니다. AI를 버리고 블록체인을 선택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를 같이 볼 수 있어 꽤나 흥미로운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 다양한 서비스를 조사하고 논문도 다시 읽으며 제 AI Thesis도 정립하고 있는데 궁금한 분들은 이전 글을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END.